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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현대차 ‘귀족노조’ 어깃장…'황당' 요구 여전

온 나라가 경기부진의 파고에 시달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이때 나홀로 임단협을 위한 현대차의 춘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기본급(월급) 7% 인상, 조합원에 대한 소송 금지 등 ‘귀족노조’다운 배짱 협약을 앞세우고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차세대 차종의 국내 공장 우선 배치, 국내 직영점 총량 유지 등도 포함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24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문화회관 체육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회사 측에 요구안을 전달하는 한편 이에 앞서 24일 노조 소식지에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요구에는 눈에 띌 만한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기본적으로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공통 요구안인 월급 15만4883원 인상을 주장했다. 또 매년 요구해 온 순이익 30%의 성과급 지급을 넣은 것은 연례적인 일이니 미뤄놓고 보더라도 이번에 새로 현행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연도까지 연장하는 정년연장안을 집어넣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내년 60세가 되는 1958년생은 국민연금 수령 시기인 만 62세가 되는 해의 바로 전 해인 2019년까지 정년이 연장된다.

또 현재 59세와 60세 때 임금을 58세 수준으로 유지하는 임금 삭감의 단협 조항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정부나 회사가 계속 주장해 온 임금피크제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또 고용보장을 위해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을 기반으로 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을 회사 측에 요구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은 사측과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인사 관련 조항 신설도 있는데 회사 측에 ‘업무 수행에 관해 손해배상이나 가압류를 통해 경제적으로 괴롭히는 행위’ ‘1개월 이상 업무에서 배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또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가속화를 막기 위해 차세대 차종은 국내공장에서 우선 생산토록 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문제는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노조 스스로 높이도록 해야 하는데 스스로 자구대책을 세우고 감수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또 총 17개 노조를 대표해 공동교섭도 추진키로 했다. 공동교섭안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하면서도 총액임금은 사수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최근 정치권 대선주자들이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은 그대로 보전토록 하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던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선 정국이니 기대보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대차는 2016년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대비 18.3% 감소한 5조1935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대비 1.4%p 하락한 5.5%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 5년 감소이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6%, 12.1% 감소한 7조3071억 원 및 5조7197억 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실적이었다.

경쟁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8.5%, 벤츠는 10.5%, BMW는 10.1%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경쟁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저만 살겠다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전반적인 비판이다. 현대차노조는 이런 식으로 내것만 요구하다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귀족노조라고 비판 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 볼 때가 된 것이다.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노조의 지난 해 장기파업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는 경쟁상대인 세계적 자동차 그룹과는 너무도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이하로 추락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현대차 노조의 독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등을 돌리는 날이면 현대차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다.

지난해 노조는 5개월간 24차례의 파업을 벌여 생산차질 대수가 14만2381대에 달했다. 파업손실액도 3조1132억 원을 기록했다. 명분 없는 파업의 대가를 혹독히 치러놓고도 올해 대선 바람을 힘입어 다시 춘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반면 사무직은 임금동결과 반납 등으로 자구책을 세워가고 있다. 고통분담은 노조와는 관계없다는 식의 이번 춘투에 대해 국민들은 과연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중소기업협회 회장단은 지난해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현대차 노조를 규탄했다. 국민들도 더 이상 애국심으로 현대차를 사려들지 않는다는 현실을 노조 측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4차 산업혁명은 IT와 로봇 신기술,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신제품·신기술 개발과제 등 산적한 문제가 앞에 기다리고 있다. 노조는 이제라도 사측과 머리를 맞대는 진정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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