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해외 구매 대행으로 아이패드 에어의 가벼움과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미니2에 사로잡혀 지낸다는 얼리어답터의 사용기는 은근히 시샘을 자극한다. 필자는 아이패드2와 4세대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했거나 사용 중이다. 4세대 아이패드의 불만 사항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652g의 팔 저리는 무게다.

◇ 레티나와 가벼운 무게, 아이패드 미니2=팔 저릴 때 아이패드 미니의 가벼움이 못내 아쉽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진 눈에 아쉬운 해상도지만 4세대 아이패드 절반 수준인 308g은 그러한 불만을 깔끔히 잠재운다. 출퇴근할 때는 물론 주말 외출할 때 작은 가방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외투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휴대성은 아이패드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면서 매일 휴대할 수 있게 됐다.

▲ 아이패드 미니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한 손에 잡히는 크기다. 여기에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더해졌으니 부러울 게 없다.

반면 4세대 아이패드는 풀 브라우징과 이메일 그리고 이북 리더로 이만한 게 없다. 9.7인치와 7.9인치는 때와 장소에 따라 제각각 실력을 발휘하는 포인트가 다른 셈. 아이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서비스 덕분에 메일이나 브라우저는 태블릿PC를 바꿔도 항상 동일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하고 드롭박스나 에버노트를 쓰면 중요 문서를 언제 어디서나 검토할 수도 있다. 음악이나 사진 공유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16GB의 저용량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여기서 고민되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위한 LTE 모델의 선택 여부다. 용량이냐 LTE 모델이냐? 미니2와 에어 선택에 앞서 해결할 첫번째 고민이다.

◇ 화려함은 그대로 무게는 절반, 아이패드 에어=필자의 선택은 용량이다. 이미 9.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위력은 잘 알고 있기에 좀 더 가벼워진다면 더 이상 바랄께 없었다. 아이패드 레티나와 미니의 장점을 묶었다고나 할까.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두 기기를 하나로 합쳤으니 지금까지의 고민이 단번에 해결된 것이다.

▲ 멀리서 보면 아이패드 미니가 아닌지 의심되는 아이패드 에어. 닮아도 너무 닮았다. 가벼움까지도... 하드웨어 성능은 향상되고 무게와 크기를 줄이는 혹독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처리 성능도 3세대 아이패드는 iOS7 이후 애니메이션 처리 등에 조금 버거워하는 모습이지만 아이폰5S와 동일한 64비트 CPU를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의 몸놀림은 재빠를 테다. 문제는 최대 용량인 128GB 모델을 선택했을 때의 가격이다. 4세대 아이패드 기준으로 89만원(와이파이 모델)이다.

89만원이면 제법 빠른 성능의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물론 아이패드 특유의 용도와 쓰임새를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어째 던 싸지는 않다. 여기서 다행인 것이 바로 아이패드 미니2의 등장이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는 화면 크기(및 그에 따른 본체 크기와 무게)를 제외한 하드웨어 사양은 동일하다. 그러면서 같은 용량의 모델일 경우 아이패드 미니2가 10만 원가량 저렴하다. 둘 사이의 무게는 약 130g 차이로 아이폰5c 하나를 더 얹힌 것과 같다. 이러고 보니 아이패드 미니2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 "크고 얇은"것이 좋은지, "작고 예쁜데다가 가격도 저렴한 것“이 좋은지 정리하는 과정에서 되레 헷갈린다.

자 그럼 이쯤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이북 리더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넥서스7 등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도 여럿 된다. OS에서 제한이 많은 아이패드보다 안드로이드OS의 개방성이 좋다면 더욱 더 넥서스7을 권장한다. 인터넷 강의 또한 그러하다. 그럼에도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가 더 끌린다면 아이패드 에어를 권하고 싶다.

▲ 이북용이라면 안드로이드 태블릿PC도 좋다. 넥서스7 2세대의 가성비는 최고다.

결정적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지만 필자의 시력 때문이다. 40대 접어든 독자들은 수긍하겠지만 작은 글자 읽기가 점점 벅차다. 콘텐츠에 따라 다르지만 4인치 정도의 스마트폰에서 장문의 글 읽기가 쉽지 않다. 물론 아이패드 미니2도 웹 서핑이나 이메일, 이북용으로서 적당한 화면 크기다. (아이패드 미니 사용자로서) 그리고 실제로도 편할 것이다. 그리고 같은 연령대라도 사람마다 시력 차이가 있을 것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도 다르다. 필자의 경우 앞서 언급한 이유로 아이패드 에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용량은 초지일관 64GB 이상을 권한다. 단순하다. 16GB모델(56만원)이 1GB당 단가가 약 35,000원 인데 반해, 32GB 모델(65만원)은 2만원, 64GB 모델(77만원)은 12,000원으로 점점 내려간다. 128GB 모델(89만원)은 6,900원으로 1만 원 이하로 내려간다. 게다가 스마트폰 누구나 사용하니 외부에서 사용할 때는 데터링을 쓰자. 64GB 기준으로 와이파이와 셀룰러 모델 간 가격차는 15만원이다.

◇ 그래도 가벼운 아니패드 미니2가 땡기다면?=그럼에도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사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와이파이 모델 기준으로 아이패드 에어는 467g, 아이패드 미니2는 331g이므로 둘 사이는 약 136g의 무게 차이가 존재한다. 4세대 아이패드(652g)와 아이패드 미니(302g) 사이에서 350g 보다 현격히 줄어들었다. 136g의 '가벼움'을 우선순위에 둔다면 화면 크기를 희생해야 하고 반대로 화면 크기를 우선한다면 136g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참으로 미묘한 선택의 연속이다.

여전히 130g이 부담스럽다면? 평소 가방 속에 몇 권의 잡지나 책, 서류를 넣고 걸을 때 부담스럽지 않거나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월간지 한 권 정도의 무게에 풀 웹 브라우징이나 이메일 기능, 문서 작성 기능에 지도와 음악, 고화질의 영화 재생 기능까지 꽤 많은 능력을 발휘한다. 아이패드 에어 이야기다.

▲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2 사이의 무게는 잡지 한 권 차이. 별로 안 무겁다. 태블릿PC의 쓰임새를 생각한다면 아이패드 에어를 권하고 싶다.

◇ 가장 이상적인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화면 크기와 무게에서 아이패드 에어는 현재 구입할 수 있는 태블릿PC 중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여기서 발전이 더해진다면 화면 크기일 게다. 실제로도 12~13인치 급 대화면 아이패드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있으므로 멀지 않은 미래에는 A4 크기의 서류 실물에 가까운 형태로 표시할 수 있는 태블릿PC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 얇고 가벼워지고 예뻐지고…. 가장 이상적인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 12인치 모델이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있지만 나와 봐야 알 수 있다.

어쨌든 그것은 미래의 이야기이므로 올해 (국내 출시된다는 가정 하에) 구입한다면 우선은 아이패드 에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 지금 머리를 스치는 생각은 사진과 음악은 아이폰5S5에 맡기고 최신 정보와 SNS도 아이폰이 주로 전담한다. 예컨대 아이패드는 대화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거나 읽거나 감상할 때 사용하기 마련이다. 아이패드 미니2보다 아이패드 에어를 권하는 가장 솔직한 이유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