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제조원가 상승 부분을 완화하기 위해 1999년까지 미국 내에 있는 모든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등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최근 움직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다시 미국 내로 공장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애국심 때문일까. 물론 그럴 리는 없다.

애플은 2014년까지 미국 텍사스주에 연간 100만대 규모 맥프로 생산 공장을 세운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애리조나 주에 아이폰 부품 생산 공장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주 메사시(아래 지도)에 세울 예정인 아이폰 부품 공장은 아이폰 카메라 렌즈 커버에 쓰이는 사파이어 글라스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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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을 밝히면서 애플 측은 “국내 생산이 확대되고 2,000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생기게 되는 게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 마치 애국심을 상당 부분 반영한 듯한 코멘트다. 물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에 대한 부분은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중국에서 다시 미국으로 공장을 점진적으로 이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바로 제조원가와 이익률에 대한 기준에 따라 철저히 계산해서 움직였다는 것이다.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기록한다면 기업의 최우선 목표는 높은 영업이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애플은 놀라운 매출 실적과 더불어 26.7%에 이르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런 영업이익률을 좀더 높이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아이폰 시리즈다.

그런데 최근 아이폰의 영업이익률을 높이는데 위협요소가 등장했다. 제조원가 상승이 그것이다. 현재 아이폰의 주요 생산 기지는 중국이다. 대량 생산을 위해 대량 고용한 직원 임금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임금 수준은 71%나 급등했다.

또 중국에서 미국이나 전 세계 등지에 아이폰을 운반하는 데 드는 운송비용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이다. 유류비용은 3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임금비용과 운송비용이 증가해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원가가 올라간다는 건 당연히 영업이익률이 낮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애플로서는 대응책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 직영 생산 공장 외에도 아이폰 제조를 위한 최대 중국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폭스콘(Foxconn) 역시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동서부에 각각 아이폰을 위한 미국 내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이런 내용 역시 애플과 몇 년 전부터 논의해왔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산 관리와 제조원가 경쟁력 확보는 사실 애플의 주요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 방식을 벤치마킹하면서 제품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애플을 압박하는 자사만의 생산 공장 확대, 부품 자급률을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애플은 삼성전자의 생산 관리 능력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사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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