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4일 중국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2일 발사한 창어3호에서 분리된 달 탐사선 옥토끼가 달 표면에 안착한 것.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달에 인공구조물을 착륙시킨 3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런데 인류 혹은 인류가 만든 구조물이 달에 다시 발을 내딛은 건 37년 만이다. 중국 이전에 달에 탐사선을 보낸 곳은 구 소련이 1976년 보낸 루나24호가 마지막이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17호를 마지막이다. 왜 37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달에 가지 않았을까.

우주 정책 전문가가 내놓는 답은 간단명료하다. “다시 달에 갈 과학적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아폴로 계획에 따라 382kg에 이르는 월석을 이미 지구로 가져왔다. 이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달이 45억 년 전 지구와 화성 크기 천체가 충돌해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달에 대한 궁금증을 충분히 풀 만큼 분석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이유는 위험성이다. 사람을 달로 보내는 건 엄청난 비용과 위험을 동반한다. 실제로 지난 1970년 아폴로13호 사고가 발생한 이후 당시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은 우주 개발 예산 삭감을 고려했다고 한다.

중국 우주 과학자 역시 “원래 달 자체가 탐사로 인한 단기적 이익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물론 중국의 경우에는 달 탐사 계획 자체가 국가 과학 목표에 따른 것이다. 달과 지구, 태양계 역사를 이해하는 한편 지난 10년 동안 연구해온 달 탐사 계획의 집대성인 셈이다. 중국은 40년 전 미국과 러시아가 만들어놓은 우주 개발사를 뒤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떠나 이들 국가가 새로운 달 착륙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시 달에 관심을 쏟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난 1994년 나사의 달 탐사위성이 달에서 얼어붙은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얻은 다음부터다.

지난 2009년 나사는 달에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관측하기 위해 엘크로스(LCROSS)를 달에 충돌하게 했다. 1.5톤 TNT 폭탄이 터진 것과 맞먹는 충돌로 발생한 너비 20m, 깊이 4m짜리 홈이 생겨났다. 나사는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달의 남극 지역 분화구 아래에 얼음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선진국이 다시 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 나사는 달에 있는 물 채굴을 위해 캐나다와 공동으로 RESOLVE(Regolith and Environment Science and Oxygen and Lunar Volatile Extraction)라고 불리는 달 탐사용 로버를 공동 개발 중이다.

그런가 하면 에어로스페이스 같은 민간 우주기업은 달 식민지 건설 촉진을 위해 채굴권을 요구하고 있다. 또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상금이 걸린 구글 루나 엑스 프라이즈(Google Lunar X Prize)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2015년까지 달에 탐사로봇을 보내는 데 성공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상금을 내건 달 탐사 대회다. 37년 동안 인류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달이 다시 인류의 관심사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