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차 재무구조를 개선한 이랜드가 올해 자본 건실화 작업에 집중한다.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은 이랜드월드가 진행하고 있는 1조원의 자본유치와 관련해 현재까지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에서 2,000억원이 확정됐고 8,000억원은 투자 유치 구조를 리모델링해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확정된 2,000억원 중 1,000억원은 지난달 29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납입이 완료됐고, 나머지 1,000억원도 1월 이내 납입을 목표로 해외 투자자들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2,000억원의 자본이 유입되면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모던하우스와 티니위니 매각, 프리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완료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1차 재무구조 개선이 완료된 만큼 지난해 완성되지 못한 1조원의 퍼즐은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더욱 주도적인 입장에서 자본유치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1조원 자본유치 작업을 동시 마무리하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세웠지만 투자자들과의 마지막 협상 중 의견 차이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최근 개선되고 있는 실적과 유동성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총 금액을 포함한 자본 유치를 순차적으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랜드는 기존 투자희망자를 포함해 투자에 매력을 가진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다양하게 투자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랜드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시장과 지속 소통하면서 선진적이고 경쟁력 있는 자본 체계를 완성해 나가려는 이랜드그룹의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향후 추가 투자 유치에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이 이랜드리테일의 프리 IPO에 이어 1조원 자본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룹의 자금 조달 방식을 혁신하기 위함이다.

지금껏 이랜드는 국내 외 패션과 유통부문의 높은 수익률과 성과에 힘입어 자금조달을 채권발행이나 은행권 차입 등에 의존해왔는데 이제는 자본시장과 소비형태의 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차입금 구조와 운영방식을 버리고 계열사별 상장과 자본 확충으로 ‘무차입 경영’을 지향하는 자본 구조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자회사별 책임·독립경영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수익을 동반한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 나갈 방침이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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