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가 올해 연말까지 기가지니 가입자 150만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지난해 1월 홈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었던 ‘기가지니’가 출시 15개월여 만에 가입자 80만을 돌파했다. KT는 향후 키즈, 교육 등에서의 신규 콘텐츠 강화와 자동차, 호텔 등으로의 서비스 영역 확대를 통해 올해 상반기 가입자 100만, 연말까지 150만을 달성해 AI 대중화 시대를 선도할 방침이다.

KT(회장 황창규)는 3일 서울 KT스퀘어에서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 AI테크센터장 김진한 상무 등 AI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신규 서비스·기술 발전 방향’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야심찬 포부를 전했다.

먼저 KT는 기존의 ‘즐기는 AI’를 누구에게나 ‘필요한 AI’로 변화시키기 위해 키즈, 교육 등의 AI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3일 대교와 함께 국내 최초의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 ‘오디오북’을 선보였다.

소리동화는 KT의 AI 기술과 대교의 교육 콘텐츠가 만나 실감나게 동화를 들려주는 서비스로, 부모가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기가지니가 동화책의 단어를 인식해 효과음을 더해준다. “개구리가 노래했어요”라는 문장을 읽으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식이다. 현재 15권의 동화책을 지원하며 책은 물론 모바일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오디오북은 창작, 전래,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100여편으로 구성돼 있다. 부모나 자녀가 “지니야~, 오디오북 시작해줘”라고 말하고 책 제목을 제시하면 기가지니 스피커(하만카돈)를 통해 해당 책을 읽어준다. KT는 연말까지 오디오북 콘텐츠를 600여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5월 중 인기 애니메이션 ‘공룡메카드’를 주제로 한 증강현실(AR) 콘텐츠 ‘나는 타이니소어’도 선보인다. KT가 투자한 벤처기업 바이너리VR의 딥러닝 기반 모션인식 솔루션을 채용, 아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TV 속 공룡이 실시간으로 따라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제공 중인 양방향 AI 키즈 서비스 ‘핑크퐁 영어 따라 말하기’도 1개 섹션(마더구스)에 3개 섹션(파닉스, 워드파워, 핑크퐁 퀴즈)을 추가하는 등 콘텐츠를 강화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파고다, 야나두 등과 제휴를 맺고 올해 초부터 생활영어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홍보모델이 어린이들과 함께 KT와 대교가 손잡고 출시한 국내 최초의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KT)

KT는 또 지난해 국내 최초의 AI 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자동차, 호텔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AI 서비스 영역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집이나 사무실의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자동차에서 가정의 전등을 켜고 끄는 등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6월에는 국내 특급호텔과 제휴를 맺고 AI를 바탕으로 호텔안내, 객실서비스, IoT 제어, 다국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AI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 서비스는 조명, 냉·난방 제어는 물론 알람, 교통, 날씨 등 생활비서 기능까지 포함된다. 음성이나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호텔향 기가지니 전용단말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영어를 시작으로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지원언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T는 현재 AI 기기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여러 사람이 말해도 호출한 사람의 목소리만 식별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 적용할 예정이다. 음성에 더해 표정, 음색까지 복합적으로 파악해 이용자와 대화하는 수준까지 AI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 KT의 목표다.

이외에 KT는 특정 인물의 목소리로 음성을 합성할 수 있는 P-TTS(Personalized Text-to-Speech)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가지니 대화 목소리를 연예인 음성으로 바꾸거나 자녀에게 책을 읽어줄 때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기반 원거리 목소리 생체인증(FIDO) 기술도 준비 중이다. 상용화가 이뤄지면 기가지니에서 “내 목소리로 인증”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간편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KT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AI에 대한 관심이 컸던 반면 생활 속에서 AI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며,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이 가능한 단말 제작 키트 ‘AI 메이커스 키트’를 상반기 중 공개할 계획이다. 이 키트는 개발자들이 손쉽게 AI 단말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존 제품에 음성인식을 추가할 수 있다. KT는 AI 메이커스 키트가 공개되면 다양한 아이디어의 AI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5월 말에는 AI 서비스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AI API’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T의 AI 기술을 다른 단말에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게 된다.

KT 모델이 기가지니 신규 컬러, 스페셜에디션 등 기가지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양철승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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