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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필귀정, 다음 수순은 대법원으로삼성 정도경영 당분간 힘 받을 듯, 변호 전략의 성공

[테크홀릭] 기소심의위원회의 결정이 공식 발표된 것은 26일 오후 늦게였다. 이날 알려진 바로는 기소 심위원회에서는 의외로 압도적인 표차이로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심의위에는 법조인을 비롯한 분식 회계를 전공한 교수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선정된 15명의 위원 중 1명이 불참하고 기피 신청을 한 양창수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 1명은 투표권이 없이 총 13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쟁점은 검찰의 기소가 과연 합법적인가 그동안 온갖 압박 수사와 영장 집행, 압수수색 등의 결과로 얻어낸 증가 자료가 과연 믿을 만 한가였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자신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유리하도록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에 개입했느냐 여부도 주목받은 부분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대주주이던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지분이 없던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도록 실행에 옮긴 것을 집중 부각했지만, 삼성 변호인 측의 주장이 심의위원회를 제대로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검찰이 주장한 시세조종 등 관련 물증이 부족하고, 이 부회장에게 제기된 의혹 부분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한 뒤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과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심의위원들이 수사팀 및 피의자 측 대리인들이 제출한 의견서와 진술을 충분히 숙의한 뒤 심의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나중에 흘러나온 소문으로는 심의위원 13명 중 10명이 기소 불가를, 3명만 기소 계속을 요구했다고 한다. 대다수 심사위원들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제 공은 다시 검찰 수사팀으로 넘어 왔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참고해 조만간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두 가지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 백전백패 가능성 높아

검찰이 수뇌부의 체면을 생각하고 그동안 강행해 온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면 기소를 강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는 상당한 무리수가 되어 부메랑으로 검찰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기소하고 재판에 들어간다고 가정해도 실제로 기소심의위원들조차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판사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냔 부정적 전망이 많은 것이다. 보나마나 백전백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난과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일부 진보단체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시민들이 검찰 수사의 강행에 대해 불편한 모습이다.

진보 매체들이 선두에 나서고 박용진 노웅래 의원 등이 당장 구속하라고 응원까지 하고 있지만 재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지금 한국 경제가 망가지고 쓰러져 가는 절대 위기 속에서 삼성이 버티고 있어 이만큼이라도 지키고 있는데 이렇게 들쑤셔서 총수를 들어낸 다음 어떻게 하겠느냐는 불편한 반응이다. 그들이 말하는 전문경영인 중에 누가 133조원의 거대 투자를 지킬 수 있고 해외의 수많은 거래처들이 그를 보고 신뢰를 보내줄 것인지 갑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찰로서도 검찰 전횡을 막기 위해 스스로 설치한 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8차례 심의위 의결 내용을 모두 수용해 왔는데 지금 와서 이를 뒤집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기소를 포기하면 ... 뇌물 재판에서 재판부 기피 결과에 주목

반면 검찰이 기소를 포기하면 삼성으로서는 지난 수년간 되풀이되어 온 삼바의 악몽을 단번에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관심은 자연스레 대법으로 옮겨간다.

지난 23일 이 건과 별도로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바꿔달라는 특검의 기피신청 재항고 사건에 대한 심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금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니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재항고한 상태다.

이에 재항고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사건을 2부에 배당하고 주심을 노정희 대법관으로 지정했다. 대법원이 신청사건을 처리하는 데는 통상 4개월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처리기한이 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부 기피에 몇 달이 걸릴 상황이라면 검찰은 그 사이에 또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 들이밀면서 또 기소하자고 우길 수 있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과 비난은 다 감수해야 할 사안이다.

일단 법조계 내부에선 이번 기소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삼성 측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은 검찰이 그동안 무리수를 둔 것으로 판단한 것을 확인해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이어 국정 농단 재판부 기피 사건의 최종 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기를 맞은 것이 사실이라는 반응이다.

막대한 국부 유출과 삼성 불신... 엘리엇이 웃고 박수칠 상황 만들 건가?

국정농단 재판과 관련하여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조계 내부 소식통도 있다. 이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 중이던 2015년 6월 4일, 7%가 넘는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입장을 발표했고 잇따라 삼성물산 가치를 과소평가했고, 합병조건도 불공정하다며 정부를 상대로 9000 억 원이 넘는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의 중재신청을 내놓고 있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제도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제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제도다. 이미 엘리엇은 2018년 7월에 우리 정부를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해 7억7000만 달러의 피해를 봤다며 ISD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피청구액만 9200억 원이 넘는 소송이다. 정부가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막대한 국부를 유출할 수밖에 없는 청구 건이다.

사법부가 한번 판단을 내리면 이번 건은 사방팔방 얽힌 국제법상 우리나라와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과 재계에 미칠 영향이 너무나 크다.

재계에서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일본 수출 규제 강화 등 온 나라의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된 상황에 삼성을 뒤흔드는 일련의 법적 갈등들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계 원로들은 “사법부가 제발 현실 경제 감각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법적인 부분만 고려해서 소를 다 잃어버리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 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당분간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 리더십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단체 원로들은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와 별도로 총수로서 삼성과 국가경제를 짊어져 가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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