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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먹는 하마 ‘한전’, 이대로 괜찮은가?

[테크홀릭]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상태가 비판의 대상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천문학적 적자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공사 내외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탈원전이 문제라거나 방만한 경영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고 전기생산 방식의 문제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한전이 나주시와 세운 한전공대 이야기를 꺼내는 이들도 있다. 구체적인 원인 조사가 차제에 진행되어야 하는데 정무적인 판단 말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원인 분석이 꼭 있어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적자는 사실이다. 이것이 경제 현장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한국전력공사가 1분기 실적에서 8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13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손실액은 7조7869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5656억원)과 비교했을 때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대로 원가절감 등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20조 원을 넘어갈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이럴까?

실적 분석을 보면 매출은 16조46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자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회사 연료비는 3조6824억 원으로 상승했고,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5조5838억 원이 증가했으며 LNG, 석탄 등 연료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비싸게 사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구조다.

비상대책위는 꾸려졌는데...

한전은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대책 위원회’를 확대하고 고강도 자구책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지만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또 부동산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제로베이스에서 매각 대상을 발굴할 예정이다.

해외사업에 대한 재검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 원칙 정립을 포함한 해외사업을 재편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금 나오는 안을 보면 매각 대상에는 한전을 제외한 전력 그룹사 5곳 소유의 해외 자산도 포함됐고 해외 자산으로 필리핀 세부에 있는 석탄발전소 한 곳과 디젤발전소와 배전 회사 등이 섞여 있는 사업장 한 곳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서부발전 인도네시아 사업과 남동발전 불가리아 태양광 사업, 남부발전 미국 가스 복합 발전 사업, 중부발전 미국 태양광 사업, 동서발전 인도네시아 탄중 석탄 화력 발전 사업 등 10여 곳을 검토 중이라는 내부의 소식이 들려온다. 결정은 최고위급에서 하겠지만 내부에선 알짜 흑자 자산을 매각했다가 가을 국회나 다음 국정감사에서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이 급하긴 한 것이 사실이다.

재계는 이 정도 지적을 받을 상황인데 경영진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루 이틀 된 적장도 아닌데 연봉은 퍽퍽 올리고 적자 구조개선 방안도 확정짓지 않은 채 전력 원가인상부터 요구한 발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민간기업 같으면 아예 경영진 줄사표를 받을 상황인데 안일한 인식과 판단이 한전 방만 경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국내 증시는 물론 뉴욕 증시 등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농후하다며 당분간 관망하면서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는 한전이 실적개선을 위한 근본 처방 없이 채권 발행한도만 늘리는 게 과연 맞는 방법인가 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민간기업이라면 벌써 문을 닫을 상황이라는 것은 당연한 지적이다.

외부에선 ‘돈잔치 벌인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

일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억대 연봉자가 3200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한다.

27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나온 ‘한국전력 연도별 수익성 및 복리후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총 3288명으로 전년(2972명) 대비 10.6% 증가했다.

지난해 한전의 전체 직원 2만3281명 중 14.1%가 억대 연봉자였다니 국민 정서와는 한참 동떨어진 돈잔치 벌였다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다.

특히 억대 연봉자는 2017년 1567명에서 2018년 1752명, 2019년 2395명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2972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증가폭이 워낙 컸다.

2019년은 2조595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해인데도 픅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은 누가 뭐래도 방만한 경영의 표본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채권을 팔아 겨우 연명하는 누더기 재정의 한전이 누적된 경영악화로 68조5000억 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으면서도 한전 임직원 7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직원들이야 생계가 달린 것이라 어쩔 수 없지만 경영진 측에서는 이 문제를 강건너 불 보듯한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지 않은가.

공사=황금직장이라는 불문율이 한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구조적 문제 해결 시급

한전은 발전자회사뿐만 아니라 민간발전사들이 생산한 전기도 사들여 재판매한다. 2016년 이후 민간발전사 발전량은 발전공기업 5개사(남동ㆍ중부ㆍ동서ㆍ서부ㆍ남부 발전)를 합친 발전량을 뛰어넘었다. 오죽 하면 비싸게 사들여 오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는 형편이다.

결국 아이러니한 것이, 전력량이 모자라면 모자랄수록 한전이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전기를 사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한전은 적자를 보는데, 민간발전사들은 웃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형편이다.

돈 먹는 하마될까 염려도

한전공대(한국에너지공과대학) 문제도 거론된다.

한전공대는 올해 3월 단일학부인 에너지공학부 110명을 모집하고 그 중 108명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대학원생 49명도 있다. 이 정도 규모의 학생을 적절한 수준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시 영상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 창업대학인 한전공대는 국가 균형발전과 미래 에너지 강국의 꿈을 이루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랑했지만 임기가 끝나자마자 후임 정부에 더 큰 고민거리를 남겨놓았다. 에너지 전략 차원에서라도 전문가를 키워야 할 한전이 원전 전문가 양성을 홀대하면서 5년간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말았다.

한전공대는 축구장 48개 면적인 40만 제곱미터에 올봄 현재 4층 건물 하나만 들어서 있다.

한전공대측은 2025년까지 연구동 도서관 강의동 학생회관 등을 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숙사도 없어서 부근 골프텔을 이용 중이다.

교수진도 절반 수준을 채운 상태다. 쉽게 말해 앞으로도 돈 들어갈 일이 태산이라는 것이다.

한국전력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설립 비용으로 5000억 원, 연간 운영비로 1000억원을 각각 전망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주요 대기업들은 지속적자가 나는 분야는 과감히 정리한다. 경영진이 이를 책임진다. 디스플레이 사업이나 스마트폰 사업처럼 큰 덩치 사업도 결단하고 기업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지금 한전은 재계 원로들의 지적처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꼬리가 잘려나가도 눈치 채지 못하는 멸종 위기의 공룡 같은 모습”이라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자구책을 마련할 때이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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