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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선택과 집중으로 ‘배터리 전장 등’ 신사업에 총력전

[테크홀릭]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계속되는 경기 부진과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실에 안주할 틈이 없다. 이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사활을 건 도전과 연구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LG그룹은 비교적 여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주마가편의 총력전으로 신성장사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택과 집중’의 큰 줄기 아래 각 계열사의 장점을 살펴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준비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5484억원, 9596억원이었다. 각각 지난해보다 1% 증가하고, 28% 감소했지만 다른 경쟁기업군에 비하면 확실한 선방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룹 내 주력 사업체인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경기 부진 속에서도 전장, 배터리를 앞세우고 가전이 선방하는 등 등 주력 사업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신성장사업을 주력 사업군으로, 4.7조 자금 조달

구광모 회장은 전문 경영인들을 주요 사업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그룹의 다음 먹거리 찾기에 집중해 왔고 그 중에서도 배터리 전장 사업 등은 오랜 투자 끝에 결실을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주요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룹의 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 회장이 전폭적으로 신임하는 권봉석 부회장은 LG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그룹 성장의 주축을 관리하고 있고 조주완 사장은 핵심인 LG전자를 맡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화학 분야의 부동의 경영자로 자리를 잡고 있고 권영수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고공 행진을 가속하고 있다.

정호영디스플레이 사장은 부침이 심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급변하는 트렌드의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진용을 앞세워 LG그룹은 하반기에도 신성장사업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은 올해 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주로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위한 것으로 그룹의 신성장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큰 기둥은 2차전지 배터리와 전장 사업이며 여기에 가전 등 전통적인 주력 사업과 기술 기반 확보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룬다.

미래 투자 사업을 위한 발판 마련이 목적이다.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내역을 보면 투자 방향도 짐작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약 1조원으로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고 LG전자가 8300억원, LG화학이 비슷한 규모로 8000억원, LG유플러스 7000억원 순이었다. LG이노텍의 4000억원, LG디스플레이의 3370억원도 눈에 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2차전지 부문 투자 강화로 자금 조달이 대폭 늘었는데 반년 만에 4조657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 1조2950억원의 4배 수준이다. 올 들어 반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자금 조달이다.

국내외 2차전지에 과감한 투자

LG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또 앞으로 확보할 자금의 상당 부분을 2차전지 투자금으로 사용한다. 이미 집행한 금액도 상당하다.

신학철 부회장이 이끄는 LG화학은 양극재 등의 2차전지 소재 분야에,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을 위한 북미 합작법인 투자에 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모두 2차전지와 소재 분야의 시장 장악을 위한 것이다.

LG화학은 앞으로 5년동안 배터리 소재 등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LG화학은 이미 소재 시장에서 상당한 거래처를 확보했고 주요 설비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주마가편의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의 한 가지 목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응해 국내외 주요 지역에서 2차전지 소재 부문 생산시설 확보하는데 있다.

가장 큰 사업의 노림수는 요즘 미국 시장과 유럽시장이다. 전기차 일변도로 달려가는 완성차 시장의 변화에 좀더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양극재 공장에 4조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클락스빌 내 420에이커(약 170만㎡) 규모의 부지에 연산 12만t 규모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양극재 12만t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 120만 대에 필요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주 정부가 전폭 지원하는 중인데 고용 창출이 이 한곳에서만 초임 시간당 24달러 일자리 860개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의 양극재 시장을 글로벌 4각 생산체제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특히 하이니켈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47만t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 호주 등의 기업과도 손을 잡고 양극재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화유코발트와 새만금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도 짓고 있다.

이밖에 유럽 시장에선 독일·헝가리·폴란드 등에도 양극재 공장 건설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 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6월 발행한 회사채 1조원 가운데 9000억원을 스텔랜티스·혼다·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들과의 북미 합작법인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북미 법인 3곳에 예정된 출자액이 5조6600억원에 이르는 거대 규모이다.

그룹 새로운 먹거리 전장 사업

LG그룹의 전장 사업은 고스란히 구광모 회장의 지휘와 리더십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랜 적자를 계속하고서도 밀어붙여 온 덕에 오늘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이라면 엄두를 낼 수 없는 규모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LG그룹의 전장 사업을 가장 확실한 투자 품목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DS투자증권 권태우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유럽에서의 신규 증설로 인한 성장 모멘텀까지 얹어지고 있고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안정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며 2026년에는 전장 매출이 TV 부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LG전자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중심에 있으며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고 동시에 뚜렷한 전장의 방향성에 더해져 성장하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7년 만에 전장 사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전장 부문 수주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서 새로운 시장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일부에선 자율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면 자동차가 향후 움직이는 오피스 개념으로

바뀌게 되고 이렇게 되면 전장 사업이 꽃을 피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전장사업에 가장 주력해 온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6645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으로 역대 2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와 2021년 합작 설립한 LG마그나파워트레인 또한 연간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전망이 좋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부진한 경기 속에서도 전장 사업의 실적을 높였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부와 기판소재사업부를 포함한 3대 사업부 가운데 전장부품사업부가 매출이 올랐다.

한편 김병구 LG디스플레이 오토사업 그룹장은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3)에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함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6년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디스플레이의 신성장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또 LG전자는 AI를 바탕으로 한 전장사업에서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해 2030년까지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10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자율주행은 조만간 자동차 시장 전역으로 확대될 상황임이 분명하다.

지난 12일 LG전자는 급변하는 미래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언했으며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등 총 50조원을 투자하며 매출 100조원 달성, 매출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각각 7% 달성 등을 목표로 잡는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구광모 회장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TV 및 생활가전 사업에 의존하고 않고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그럼에도 '세계 1위 가전 회사'를 지키기 위한 개발 투자와 노력도 계속한다.

재계 원로들은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이 자연스레 계열사에 녹아들면서 그룹 내 신성장사업 전분야에 걸쳐 구 회장의 경영철학과 지침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그룹 체질을 바꾸고 고객을 중시한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지난 4월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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