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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5주년 SK최태원 리더십의 요체는 R&D 경영과 3대 신성장산업, ESG 정립

[테크홀릭] SK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총수이자 재계 맏형으로 한국 기업군 가운데서도 모범적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1일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그의 경영철학은 이제 재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을 이야기하면서 최종현 선대 회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SK그룹의 기반을 정립한 탁월한 경영자였기 때문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당시 기업 경영자들이 생존을 위해 현상에 매달리며 모든 것을 걸 때 홀로 미래 투자를 설파한 리더이다.

1984년 미국에 미주경영실을 세운 것은 글로벌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아무도 꿈꾸지 못했던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미국 ICT 기업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했다.

1984년이면 아직 386 PC도 제대로 확산되지 않았던 IT태동기에 불과했던 시절이었으니 선대 회장의 꿈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앞선 것인지 짐작할 만하다.

이런 노력 끝에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됐으나 노태우 대통령 사돈이라는 특혜 시비가 일어나 스스로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그 눈물어린 결정이 후에 큰 복으로 돌아왔고 정치권의 정쟁 자체로부터 자유로워진 과감한 선택이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해 결국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 SK는 결국 현재까지 이동통신 왕좌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발 앞선 투자와 과감한 연구개발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선대 회장을 넘어선 새로운 리더십

당시 재계 원로들은 최태원 신임 회장이 총수를 맡게 되자 선대 회장의 위대한 족적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최 회장은 무엇이든 예측을 넘어서는 리더십으로 위기에 맞서 왔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점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거의 모든 경영자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할 때 고심하고 불안해 하는 것과 달리 시장 참여로 얻을 수 있는 장점에 더 관심을 갖는 리더이다. ‘딥체인지의 기수 최태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는 기술 혁신을 앞세운 이노베이션에 올인했다.

그는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강력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예측한 후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개척해 갔다.

그가 이룩한 공적만 보더라도 지난 25년간 그룹 자산을 10배 증가시켰고 재계 순위를 5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25년간 SK그룹은 몇 번의 전기를 맞은 바 있다.

취임 후 일성 “변화하라”

최태원 회장은 1998년 9월 1일 SK㈜ 회장에 취임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재계는 회생의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하던 때였다. 그룹 체질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연구개발을 독려했다. 그 10년간 최태원 회장은 기업 체질을 변화시키는데 주력해 왔다.

2002년 10월은 최 회장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기였다.

당시 제주도에서 열린 그룹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생존 능력이 없는 계열사는 흑자라도 정리하겠다"고 충격적인 선언을 발표했다. 재계에선 '제주 칼바람 선언'이라고 불렀다.

이 때 2005년까지 흑자를 내더라도 일정 수준의 이익을 못내는 계열사는 정리한다는 강력한 지침으로 계열사 경영진과 종업원들을 압박했다. 그가 내건 계열사의 3대 생존 조건은 사업모델의 경쟁력 확보, 세계적 기업 수준의 운용 효율성, 경제적 부가가치가 플러스가 될 것을 설정했다. 한 마디로 수익을 지대로 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선포였다.

또한 위기 중의 위기로 다가왔던 소버린 사태는 최 회장을 어렵게 만들기보다 탁월한 경영 리더십을 빛나게 해 준 사건이었다. 2003년의 소버린 사태는 SK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였다. 글로벌 기업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SK주식회사의 주식 14%를 매입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 때 최 회장은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가면서 승리를 일궈냈다. 이 때부터 최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갔다. 위기가 오면 변화의 계기로 삼는 그만의 특유의 경영 리더십이었다.

2012년 3월, 최 회장의 결단으로 하이닉스가 SK로 편입되면서 적자 투성이에서 알짜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반도체의 경우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반도체 하강기로 주춤하지만 재고 소진과 반도체 경기 반동으로 조만간 다시 주력 사업군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도 역시 위기가 있었다. 선물투자를 위한 회사 자금의 횡령 관련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가 2015년 8월 13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됐다. 옥중이었으나 그는 그룹의 지속적인 변신을 추구했다. 이 때 최 회장은 국제 무역 질서를 다시 한번 깊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른바 내공의 공력을 크게 키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가 복귀한 후 SK그룹은 크게 방향을 전환했다.

기존 주력사업이던 석유 화학을 근간으로 한 에너지·정보통신에 이어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2018년은 대표적인 사고의 전환의 해였다.

1월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당시 회장 취임 20주년을 앞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해를 '뉴SK'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함께 추구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선언을 공표했다.

최태원 회장은 25년 동안 SK그룹을 10배 규모로 키워내 명실상부한 재계맏형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SK그룹 자산은 그가 취임한 1998년 32조8000억 원에서 올해 5월 기준 327조3000억 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뛰어 강력한 선도그룹으로 성장했다.

실적만 봐도 매출은 1998년 37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 원으로 6배 이상, 영업이익은 2조 원에서 18조8000억 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3조8000억 원에서 137조3000억 원으로 36배 이상 불어났다.

체질 개선에 성공한 그룹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룹의 체질 변화를 강력하게 밑어붙여 머리털부터 발가락까지 다 바꾸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 중심의 기업에서 국내 총수출의 10%를 떠맡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지난 해 7월 글로벌 대기업들이 깜짝 놀라는 사건이 일어났다.

2022년 7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최 회장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BBC) 분야 22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역사적 발표(historic announcement)”라고 놀랄 정도였다.

한편 최태원 하면 ESG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ESG전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최 회장은 ESG경영 및 지속가능성장을 강조하며 탈(脫)탄소 그린 에너지·첨단 산업 추진을 지속하는 한편 ESG의 시금석 모델과 계량화에 적극 나서 왔다. 타 기업 경영자들이 ESG경영은 돈만 들어간다면서 소극적일 때 홀로 재계에서 앞장을 섰다. 그가 쏟아부은 열정과 에너지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2022년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총 20조5000억 원으로 2018년 이후 연평균 5%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미주 시장과 유럽 중국 시장까지 ESG 경영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거래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니 그가 얼마나 멀리 내다본 것인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최태원의 미래 25년

SK는 각 계열사별로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제약 산업, 그리고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등을 앞세우며 미래 산업을 적극 발굴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시유전(폐플라스틱 열분해 폐기물 및 수처리 등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키워나가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사회와 기업과 국가가 공생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재계 맏형으로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아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을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목발을 짚고도 현장으로 나가는 그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대단히 높다.

최 회장은 “60대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이제 사회에 공헌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가와 사회에 헌신할 뜻을 공공연히 밝혀오고 있다.

재계 원로들은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도 절대 물러서지 않고 변화를 적극 추진할 리더라면서 지난 25년을 넘어서는 변혁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이천포럼 2023'에 참가한 구성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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