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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전면 쇄신 인사로 난국 딛고 총력 전문가 체제로

[테크홀릭] SK그룹의 인사가 재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실 지난 7년간 SK그룹은 대대적인 인사 쇄신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경쟁그룹들이 젊고 전문적인 경영자로 인사 쇄신을 기한 것도 이번 SK그룹의 인사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법하다.

이번 인사는 그룹 안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면서 대폭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에 생존하려면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그룹 경영진에게 강조했다.

지난 10월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과 그룹 최고경영자(CEO) 들은 앞서 16∼1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인식을 공유한 바 있었으며 연말 인사 이동 때 대폭 수술이 나올 것임을 예견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당시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면서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기한 '돌연사'(sudden death) 위험을 재차 언급하고 위기 의식을 공유토록 격려한 바 있다.

서든데스, 살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번 인사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을 보좌하던 4인 부회장단이 그룹 콘트롤타워에서 한발 물러났다. 사령탑의 근본적인 교체다. 특히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령탑을 맡으며 사촌경영 체제가 강화된 점이 특이하다.

최창원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 취임에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을 이끌어 왔는데 이번 인사로 좀더 경영 깊숙이 들어오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그룹 내 세대교체를 위해 주요 계열사 7곳 수장 교체도 이뤄냈다. 2016년 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한 지 7년 만에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져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쇄신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젋은 피를 수혈하는 '세대교체' 인사로 신규 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이 48.5세로 낮아졌다. 이 때문에 신임 사장단 연령이 40~50대로 낮아졌다.

이가운데 돋보이는 인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온 사장이다.

SK이노베이션 차기 사령탑을 맡은 박상규 사장은 1964년생, 배명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7년 SK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그룹통이다.

박 사장은 SK에너지 소매전략팀장, SK㈜ 투자회사관리실 임원, SK㈜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 SK네트웍스 호텔총괄 등 주요 부서를 거쳤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 해까지 SK네트웍스 사장, 올해 SK엔무브 사장을 역임하며 경륜을 쌓아왔다.

박 사장은 그룹 내에서 최태원 회장을 가장 잘 아는 인맥 중 한 명이다. 2013년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보좌했을 때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룹내 다양한 중책을 역임하면서 에너지 부문과 소재,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을 구해낼 확실한 구원투수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SK엔무브에서 3분기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24.11% 성장률을 기록한 데다 윤활유 사업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해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영 식견을 갖고 기업 문화와 체질을 바꿀 실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상당한 혁신적 변화를 주문받을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회사가 주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탈탄소 산업의 수익성 구현부터 그에게 맡겨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탄소산업에서 그린산업으로의 전략 대전환이 그에게 주어진 셈이다.

SK온의 새 사령탑에게 거는 기대

SK온 신규 사장에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돼 화제를 불러모았다.

과감한 인적 쇄신 쪽에 무게가 실리며 이 대표에게 무게감이 실렸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쟁쟁한 실력파 CEO출신이다.

1965년생으로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박사 출신에다

2021년 2020 국제전기전자학회 CTSoc 우수리더상 수상, 2017년 은탑산업훈장 수훈, 2015년 한국통계학회 올해의 통계학 응용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돋보인다.

게다가 2019년부터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공학한림원은 대학, 연구소, 기업 등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와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정회원으로 최종 선임해오고 있다. 그러니 실력으로 검증받은 확실한 재원이자 탁월한 연구자이기도 하다.

미국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인텔에서 11년간 근무 후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니 학계 재계 양쪽의 경험을 통해 유능한 경영 노하우를 다진 인물이다. 그는 SK하이닉스 전무로 영입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SK하이닉스의 중흥시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온은 4분기 흑자전환 목표가 당면 과제이고 증권가에서 기대를 모으는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경영체질과 재무개선, 수율 안정화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극심한 변혁을 겪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생태계에서 살아남아 경쟁을 이기고 넘어서야 할 중요한 책임과 과제를 안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이번 인사 중에 특징적인 것은 사촌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친정체제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승계가 확실하지 않으면 리더십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하며 입사 후 6년 만에 부사장급 임원 자리에 오른 점도 같은 맥락에서 평가된다. 최 본부장은 1989년생으로 최연소 임원 기록을 세웠다. SK바이오팜은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하고 수장으로 최 본부장을 세웠다. 이미 최 본부장은 올 초 SK그룹 지주사 SK가 SK바이오팜과 꾸린 신약 태스크포스(TF)에도 합류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장용호 SK 사장(전 SK실트론 사장), 이용욱 SK실트론 사장, 오중훈 SK에너지 사장, 김양택 SK머티리얼즈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장호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노상구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류광민 SK넥실리스 사장 등이 40~50대 신진 리더들이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개별 회사 경영에만 몰두해 그룹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도 내놓은 바 있어 이번 인사 개혁을 통해 그룹과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성장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그룹이 '인공지능(AI)'과 '기업 체질 개선과 효율화'를 거둘 수 있도록 인재들을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AI 메모리, 특히 HBM을 진두지휘하는 전담 조직이 생겼고 SK텔레콤도 AI를 강조하며 4대 사업부 체제를 구축해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폐막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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