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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년사, ‘남다른 수준’ 벗어나 확실한 차별화 장착 주문

[테크홀릭] 신년사를 1월에 내면 실제 임직원들은 연초부터 바쁜 일정으로 제대로 읽어보지도 검토해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신년사부터 연말에 발표한다. 관례나 형식을 밀어버리고 실제 회사와 임직원에게 도움이 되려는 구 회장의 삶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시무식 종무식도 없으니 그야말로 허례허식을 없애버린 파격적 실용주의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일 국내외 LG 구성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이메일로 보냈다.

구 회장은 이번 25년 신년사에서 한층 격이 다른 주제로 업황을 정리해 설명했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짚어주는 리더십도 선보였다. 그 방향성의 최종 목표는 계속 해서 ‘고객가치’이고 내년에 더욱 집중해야 할 주제는 ‘차별적 고객가치의 집중’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구 회장은 새해 신년사에서 “지난 5년간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 내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고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남다르게 수준’을 넘어 확실한 선두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콕 찍어 언급하며 그룹의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장(智將)의 리더십으로 예리함과 단호함 함께 갖춰

손자병법을 쓴 “손무”(孫武)는 장수를 용장(勇將), 지장(智將), 그리고 덕장(德將)으로 분류했다. ‘용장’은 능력이 출중하고 두둑한 뱃심을 가진 용맹과 강한 리더십으로 군사들을 선두에서 이끌어 가는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력이다. ‘지장’은 싸움에 있어서 대처할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 분석하여 전략을 세우는 전략가이다. ‘덕장’은 많은 사람을 따르게 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소유자이다.

구 회장은 지장(智將)에 가깝다. 리더로서 다른 그룹의 총수와는 차별화된 지장의 리더십을 선보여 왔다. 그러면서도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정리하고 버려야 할 것은 아까워도 포기할 줄 아는 단호한 면도 보였다. 휴대폰 사업의 정리는 용단으로 평가받는 대표적 결단이었다.

그 결과 LG전자는 확실한 우위를 점한 가전 부분의 성공을 토대로 매출 84조원과 영업익 4조원 돌파가 점쳐진다.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놀랄 일이다.

물먹는 하마 사업이라고 지적받아온 전장 사업에 지속적인 연구 투자를 계속해 드디어 흑자 전환을 했고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잡리잡아 가고 있다. 구광모식 차별화한 ‘올인’ 전략이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전장(VS)사업본부는 10년간의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통해 확실한 주력 사업으로 올라섰다. 실적도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2조원 규모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LG그룹 내부 관계자들은 전자 계열 3사의 지난해 전장 사업 매출이 12조원에서 2025년 21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은 '가전 명가' 타이틀에 '글로벌 전장 기업'이라는 투 타이틀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기업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 회장이 주력해 온 배터리 사업도 올해 괜찮았다. 매출 34조에 영업익 2.4조원을 전망케 하는 성장 토대를 이룩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등은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국면 반전과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한 것은 회복 국면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것은 헤쳐나가야 할 도전 거리이기도 하다.

여기에 그룹 앞에 놓은 글로벌 시장 환경도 만만치않다.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두 개의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도 시장을 교란하는 주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무역 환경 변화가 심해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고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구광모 회장은 이 때문에 남과 다른 정도의 수준을 확실히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즉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온리 원의 차별적 가치 세워야

구광모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고객의 기대하는 수준과 눈높이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퍼스트 무버 정신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자는 도전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가 퍼스트 무버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전략 또는 기업을 일컫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와 달리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창의적인 선도자를 말한다.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구 회장은 이런 사례를 언급하며 ‘최고를 넘어서는 최고’를 탄생시켜 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정리하자면 바로 대체 불가능한 온리 원(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막연하게 제시만 하지 않고 “차별적 가치는 고객에 대한 마음에서 싹트고 끊임없는 시도로 결실을 본다”며 구 회장 스스로가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듣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임직원 모두가 고객의 마음으로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은 “차별적 고객 가치는 이미 우리 DNA 안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그룹의 본태적인 DNA를 언급했다.

이는 LG그룹의 모태인 ‘락희(樂喜)화학공업사’는 사명에 ‘고객에게 즐겁고(樂) 기쁜(喜) 경험을 주겠다’라는 의지를 담고 있었던 것으로 찰입 때부터 이미 고객 가치 구현에 올인한 DNA를 장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G에서 고객 가치는 이름을 걸 만큼 중요한 약속이었고, 그 약속이 지금의 LG를 만들었고, 미래의 LG를 이끌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룹의 계열사 수장들을 새로 교체한 구광모 회장은 자신처럼 그룹 임원들 역시 새로운 피로 확실하게 세대교체를 이루어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전임보다 12년,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9년 젊다. LG그룹 신규 임원은 1970년대 이후 출생이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49세로 훨씬 젊어졌다. 경험보다 도전, 새로운 바람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원로들은 구광모 회장이 주마가편의 격려와 관리로 더 차별화된 LG그룹의 위상을 지켜가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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