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지난 해 한국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재기를 노린 정중동의 한 해였다.

이 때문에 매출 1조원을 기록한 기업은 제법 많았지만 영업익 1조원은 모두가 어렵다고 여겼다. 물론 일부 증권사들은 예외로 하고 말이다.

그런 와중에 존림 대표가 이끌고 이재용 회장이 밀어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창립한지 불과 12년 된 신생기업의 엄청난 기록이기에 제약 바이오 업계는 물론이고 한국 재계가 놀라고 경탄하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3조 6,946억원, 영업이익 1조 1,137억원을 기록한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직 성장 비결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전년 대비 23% 늘어난 6,933억원, 또 13% 늘어난 1,301억원의 기록을 이뤄낸 것이다.

또 별도 기준으로는 4공장의 매출 반영 및 공장 운영 효율 제고로 매출 2조 9,388억원(+21%), 영업이익 1조 2,042억원(+24%)을 기록했다.

가장 안정적 재무구조 기반에 4공장 완공 파급 효과 극대화

무엇보다 이 수익구조가 일시적이지 않고 상당 기간 최대 10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는 장밋빛 낙관론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3년 말 연결 기준 자산은 16조 462억원, 자본 9조 8,305억원, 부채 6조 2,15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63.23%, 차입금 비율은 16.6%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했다. 이 정도 매출에 이 정도 시셜 규모의 기업에서 부채와 차입금이 이렇게 안정적인 점도 큰 관심거리이다.

올해 IMF가 우리나라 성장률을 2.3% 수준으로 올렸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망은 23년 대비 무려 15%까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분기에도 4공장 가동에 따른 매출 반영과 기존 1~3공장 운영 효율 제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연결 기준 매출 1조 73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바 있었다.

이는 설립 12년 만에 초고속 성장을 거둔 것으로 제약 바이오업계에선 진기한 기록으로 꼽힌다. 기존에 선도를 달리던 유명 제약기업들과는 초격차를 벌린 발군의 성장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바 있었다. 이때부터 관련 분야 기록 갱신은 제약 바이오업계에서 독보적이다.

제약업계에선 특히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내로라하는 주요 제약기업들도 수익구조는 낮아서 저수익 구조가 일반적이다. 매출은 높은데 수익은 낮은 형편이다.

이재용 회장의 노림수 결실 맺어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쳐 왔다. 지난 해 미국 출장에 나선 이재용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바이오 업계 경영자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미래 바이오 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현실로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내건 신사업 수종 가운데 가장 확실한 결실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 바이오 분야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삼성의 신수종 사업 투자 결실의 결과를 가장 기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정도 성장이면 빠른 시일 내에 영업이익 1조원 유지와 함께 사상 첫 매출 4조원 시대 개막도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빅파마로 불리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대기업과 대규모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연간 수주액 3조 5,009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점 때문이다. 또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총 14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수주경쟁력을 입증했는데 이는 시설로도 기술로도 바이오 시장 최정상 수준임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재계는 누적 수주 총액이 약 1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

5공장 완공과 ADC 선택과 집중으로 초격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망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은 설비 투자와 연구 기술력의 극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공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은 기존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디자인으로 설계돼 한 차원 더 높은 시설과 연구 기반이 조성된다. 생산 캐퍼만 18만 리터로 완공 후 총 생산 캐퍼는 78.4만 리터에 달한다. 또한 존림 대표는 뉴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ADC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업에 나선다는 점은 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도전으로 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레고켐바이오와 CDO(위탁개발)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 통해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 물질 생산 전반에 걸쳐 CDO 서비스를 레고켐바이오에 제공하기로 했다.

존림 대표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연내 가동을 목표로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편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사회적 동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2022년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선언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 ESG경영 주요 성과와 중장기 추진전략을 담은 <2023 ESG 보고서>를 발간했고 저탄소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재생에너지 전환, 폐기물 재활용 등의 에너지 절감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급성장과 바이오시밀러 출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급속 성장이 확실한 또 다른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급성장이다. 현재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7종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 앞으로 품목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 제품명 '하드리마'), 유럽에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 제품명 '에피스클리')를 각각 출시함으로써 다양한 시장과 질환 영역에서 제품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을 적기 마무리하고 항체약물 접합체(ADC) 연구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사법 리스크를 덜어버린 이재용 회장은 설 연휴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기 위해 출국하면서 신수종 사업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보폭을 확대할 전망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월 8일부터 11일까지(미국 현지 시각) 나흘간 진행되는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메인트랙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