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를 본적도 없는 세대가 등장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사진이 발명된 이후 수십 년 뒤 육안으로 거의 볼 수 없을 만큼 작은 8분의 1인치, 그러니까 3.175mm짜리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마이크로 사진과 필름이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도대체 마이크로 사진은 어떻게 이렇게 유행했을까.

마이크로 사진은 발명 초기에는 현미경이 없으면 내용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소형 스태노프 렌즈(Stanhope lens)가 등장하면서 육안으로도 마이크로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육안으론 확인할 수 없는 비밀 사진을 언제든지 볼 수 있어 당시 스태노프 렌즈를 단 회중시계가 급속도로 유행했다. 그 후로도 마이크로 사진은 사적인 용도 뿐 아니라 전시에는 스파이 도구로도 활용됐다. 그런 마이크로 사진을 처음 발명한 인물은 존 벤자민 댄서(John Benjamin Dancer)다. 영국 과학 장비 제조사에 근무하고 있던 그는 평소 현미경을 접했기 때문에 마이크로 사진 아이디어를 내놓게 됐다고 한다.

그가 처음 마이크로 사진에 담은 건 물리학자인 윌리엄 스터전(William Sturgeon)의 묘비명이다. 당시 댄서의 사진은 값비싼 전용 슬라이드가 필요한 탓에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한편 마이크로 사진에 열중하던 프랑스 파리의 사진작가 르네 다그론(Ren Dagron)은 손쉽게 마이크로 사진 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가다 스태노프 렌즈 개발에 성공한다. 작은 렌즈 하나로 마이크로 사진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태노프 렌즈는 1859년 특허가 났고 전 세계적으로 스태노프 렌즈를 내장한 쌍안경 등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게 됐다. 다그론은 카메라 1대로 마이크로 사진 여러 장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도 개발했다. 초기 카메라는 마이크로 사진 8장까지 촬영할 수 있었지만 1860년대 말에는 단면에 450장까지 마이크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다그론의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186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카메라는 고급품이었지만 스태노프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작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가족과의 추억 등을 마이크로 사진이 담을 수 있게 되면서 유행했다.

또 필기를 마이크로 사진에 담아 개인적인 용도 외에도서신 도구로 이용하기도 했다. 1870년 프로이센과 프랑스가 전쟁을 벌일 당시 파리가 프로이센 군대에 점령됐다. 당시 정보 전달을 위해 마이크로 사진을 이용했다고 한다. 스태노프 렌즈는 특성상 어디에 렌즈가 있는지 잘 모르게 만든 제품도 많았다. 이런 이유로 해외 골동품 판매점에선 간혹 작은 렌즈가 붙은 잡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제품이 스태노프 렌즈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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