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은 전 세계 인구 7분의 1이 살고 있다. 이 대륙에 있는 국가는 56개지만 사용하는 언어 수는 확인된 것만 따져도 2,000개가 넘는다. 반면 전세계 인구 8분의 1이 모여 있는 유럽에 있는 언어는 300개 정도다. 왜 아프리카에는 유럽보다 6배나 많은 언어가 존재하고 있을까.

여기에 제기된 설은 다양하다. 먼저 유전적 다양성. 인간의 몸은 엄청난 수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이 세포 하나하나에는 염색체와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는 고분자 DNA로 이뤄져 있고 해당 개체의 모든 세포가 지난 유전자는 동일하다. 복제가 아니라면 같은 DNA를 가진 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상 모든 인류가 서로 다른 DNA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많은 개체나 집단 유전자 중 유전자 종류가 풍부하면 당연히 유전자 다양성이 높아진다. 유전적 다양성이란 종내 유전자의 다양성을 뜻하는데 이것이 아프리카 언어 수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사라 티시코프(Sarah Tishkoff) 교수는 아프리카와 타지역의 유전적 다양성을 비교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모든 연구에서 아프리카 쪽의 유전적 다양성이 현저하게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의 유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다고 말한다. 자연 인류학 학설에는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탄생했다는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 있기도 하다. 티시코프 교수는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과 아프리카의 유전적 다양성에 두고 인류가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아프리카는 유전자 뿐 아니라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높여왔다고 말한다. 물론 아프리카의 유전적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음은 환경이나 정치적 관계다. 시카고대학 진화언어학자인 살리코코 뮤페네(Salikoko Mufwene) 교수는 아프리카에 언어가 많은 건 환경이나 정치와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 가운데 하나다. 그는 문화융합론자였던 유럽 지도층은 소수밖에 말하지 않는 언어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치를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유럽에 존재하던 다수 언어가 소멸했을 수 있다는 것.

반면 아프리카의 지도층은 다양성이 있는 문화를 하나로 융합하는 게 아니라 보전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진행했기 때문에 유럽처럼 소멸하는 언어는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2,000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이민과의 관계다. 현존하는 언어 수가 아니라 소멸한 언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호주 내에서 소멸 직전 언어 비율을 조사한 결과 아프리카에선 전체 중 13%가 소멸 위기에 노출되어 있지만 호주에선 60%나 된다. 연구자들은 아프리카와 호주가 소멸 직전 언어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인 이유로 두 지역이 모두 유럽 식민지였다는 과거가 있지만 식민지 시대에 호주에는 많은 유럽인이 이주를 한 반면 아프리카에는 거의 이주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유럽 식민지 정책을 받은 호주는 유럽 경제 모델을 참고해 큰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유럽 이민자가 적어서 호주와는 다른 방향을 보였다는 것. 아프리카가 유럽과 같은 방향로 진행되지 않은 게 언어 통일로 이어지지 않았고 소수가 말하는 언어가 현존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아프리카의 다양한 언어에 대한 설은 많지만 이 수수께끼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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