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에 끼우기만 해도 8배까지 더 오랫동안 쓸 수 있다는 마법 같은 배터리 케이스가 나왔다. 배터라이저(Batteriser)가 그 주인공. 획기적인 하드웨어라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반대로 실제로 8배나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반응도 있다.

배터라이저는 배터리에 장착한 하드웨어로 배터리 연속사용시간을 800%나 끌어올린다는 점을 장기로 삼는다. 개발자는 소형 DCDC 컨버터로 승압해 배터리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배터라이저를 개발한 배터루(Batteroo)에 따르면 배터리 대부분은 사용 중 전압이 낮아져 1.3V 정도면 기기에서 쓸 수 없게 되어버린다. 따라서 20% 에너지만 사용할 수 있고 대부분 에너지는 사용하지 못한 채 폐기된다는 것. 배터라이저는 배터리에 연결하면 항상 전압을 높여주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어 8배까지 오랫동안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배터라이저는 콤팩트한 크기여서 배터리에 연결한 상태에서도 각종 기기에 그대로 쓸 수 있다. DCDC 컨버터 자체는 흔하지만 배터리에 얹어도 대부분 크기가 변하지 않는 콤팩트한 형태라는 점이 이 제품의 특징인 것. 실제로 콤팩트 사이즈로 승압 회로 설계를 한 것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적 상식에 비춰보면 800% 향상이나 8배라는 점 자체가 이상하다는 지적도 많다. 듀라셀이 공개한 알칼라인 전지가 방전할 때의 전압 특성을 나타내는 방전 곡선을 보면 배터루 측이 말하는 1.3V로 전압이 떨어질 때까지 남아 있는 에너지는 45% 수준이라는 것. 결국 배터루 측이 말하는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가 80%라는 건 과장이라는 지적이다.

또 건전지로 움직이는 대부분 기기가 1.3V까지 전압이 내려가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주장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일반 기기에서 건전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최저 전압을 보면 온도계는 1.2V, 리코더는 1.1V, 오실로스코프는 0.95V, 계산기를 따져보면 0.8V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13종에 대한 최저 전압을 조사한 결과 평균값은 1.1V였다는 설명이다.







그 뿐 아니라 수많은 기기가 1.1V를 최소 전압으로 상정해 설계, 개발하는 게 관련 업계에선 상식이라는 것. 니켈수소 전지의 경우 알카라인 전지보다 초기 전압은 낮지만 방전에 따른 전압이 떨어지는 속도는 알카라인보다 압도적으로 작다. 니켈수소전지의 전압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건 1.1V다. 만일 1.1V 이상 전압을 유지한 상태에서 기기가 작동하도록 설계한다면 니켈수소전지의 능력을 극대화한 긴 배터리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배터루 측이 배터리 수명을 800%까지 끌어올린다는 조건에 대한 설명을 일절 하지 않은 만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DCDC 컨버터 효율은 기껏해야 90%, 보통 80% 이하가 많은 만큼 800%는 실현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DCDC 컨버터를 이용해 배터리 수명을 50%만 높인다고 해도 배터라이저가 뛰어난 제품이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제품화가 된다면 구입할 가치는 충분한 것이다. 배터라이저는 올해 6월 중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를 통해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Meet Batteriser from Batteriser on Vimeo.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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