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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色 ‘울트라마린’
울트라마린(Ultramarine)은 바다를 넘는다는 뜻을 지닌 색으로 군청색이라고 부른다. 울트라마린은 한때 금보다 비싼 색상으로 예술가를 가난의 구렁텅이로 몰기도 했다.





화가 미켈란젤로의 초기 작품인 그리스도 매장은 미완성 상태로 세상에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미완성인 이유는 그림을 그리는 데 쓰이는 울트라마린 안료를 미켈란젤로가 손에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라파엘로는 울트라마린 안료를 작품 마무리에 사용했고 베르메르는 울트라마린 안료를 쓰다가 가족을 가난으로 몰기도 했다.





수많은 예술가가 사랑한 울트라마린의 원료는 보석의 일종인 청금석이다. 청금석은 수세기 동안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위치한 산맥에 있는 건조 지대에서만 채굴되어 왔다. 이런 이유로 금보다 더 가치가 있는 존재였던 것. 또 청금석은 해로를 통해 유럽으로 운반했기 때문에 ‘바다를 넘었다’는 의미를 지닌 울트라마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청금석을 울트라마린 안료로 만들려면 먼저 돌을 고운 모래처럼 부수고 녹인 왁스와 기름 등을 섞고 덩어리를 잿물에 반죽한다. 입자가 용기 바닥에 가라앉으면 나중에는 푸른 입자를 곁들인 투명한 추출물이 완성되는 것.





보석을 원료로 삼는 울트라마린은 너무 고가였던 탓에 일반적으로 그리스도나 마리아 등이 입고 있는 옷을 그릴 때에만 사용했다. 당시 화가는 그림에 드는 비용을 후원자가 부담했다. 후원자에 따라선 울트라마린 대신 인디고(Indigo) 같은 다른 안료를 쓰도록 하기도 했다. 또 울트라마린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착복하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프랑스 산업장려협회는 1824년 울트라마린을 대용할 안료를 개발하는 사람에게 6,000프랑을 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몇 주 뒤에에 프랑스 약사와 독일인 연구자가 각각 합성 울트라마린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만드는 방법을 공개한 독일인 그멜린이 합성 울트라마린 개발자로 인정받아 상금을 차지했다.





덕분에 이젠 합성 울트라마린은 다른 안료와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미묘하게 색상이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천연 울트라마린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자신의 귀를 잘라도 좋다고 말하는 화가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합성 울트라마린이 광물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천연보다 색상이 풍부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20세기 미국 사실주의 화가인 앤드류 와이어스는 천연 울트라마린에 대해 색상의 순수함 때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된다면서 고풍스러운 파란색이 현대 색상과 조화롭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연 울트라마린에는 방해석이나 황철광, 휘석과 운모 등이 섞여 있어 빛을 반사하거나 투과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이 색상을 이용해 그린 그림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파란색에 흰색과 금색이 섞여 나타날 수 있다.

색채 감정가들은 파란색이 깊어지면 사람은 무한한 감각을 불러 일으켜 순수하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욕망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이젠 울트라마린은 합성으로도 얼마든지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됐지만 이 색은 여전히 신성한 존재인 셈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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