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ESA는 6월 14일 지난해 11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착륙에 성공한 뒤 배터리 부족으로 휴면에 들어간 혜성 탐사 로봇인 필레(Philae)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SA에 따르면 필레의 신호는 6월 13일 22시 28분(현지시간) 독일항공우주센터가 수신했다고 한다. 신호는 혜성 주위를 날고 있는 탐사선 로제타를 통해 보내진 것으로 첫 통신시간은 85초였다고 한다.

현재 필레의 온도는 영하 35도이며 전력은 24W로 운용 가능한 좋은 상태라고 한다. 또 첫 통신을 통해 300개 이상 데이터 패킷을 수신해 분석한 결과 이번 데이터가 들어오기 전부터 필레가 이미 깨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다만 지금까지 통신할 수 없었을 뿐이라는 것.

필레에 탑재한 메모리에는 지난해 11월 탐사 중 얻은 데이터 패킷 8,000개가 기록되어 있다. 관제센터에선 이 데이터를 내려 받기 위해 다음 통신을 기다리고 있다.

필레는 지난 2004년 3월 2일 탐사선인 로제타에 탑재된 채 발사됐다. 10년 이상 항해를 계속해 지난해 8월 6일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착했다. 이후 로제타가 착륙 장소를 선정하는 작업을 끝낸 뒤 11월 13일 0시 33분 혜성 표면에 도달했다.

하지만 기체를 혜성 표면에 고정시키는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3번 튀어오른 뒤 험준한 바위로 보이는 장소에 착륙했다. 기체도 크게 기울어져 있던 적도 있고 태양이 충분히 닿지 않아 태양전지를 이용한 발전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미리 충전한 배터리를 이용해 활동을 개시, 당초 예정했던 관측은 거의 끝냈다.

이어 57시간 뒤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면서 필레는 활동을 중지하고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앞으로 점점 태양에 다가가는 궤도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필레가 필요로 하는 태양 전지 발전도 더 충분해질 것으로 전망되어 배터리가 충전되면 다시 휴면에서 깨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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