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려면 그만한 자원과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 도시에선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건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애완동물을 기를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일부 부유 계층의 특권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대안으로 주목받을 게 바로 로봇 애완동물이다.

수의학의 개척자(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인구가 95억에 달하면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애완동물을 위한 공간을 갖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런 미래 애완동물의 해결책이 될 만한 건 기술의 힘이라는 것. 유지보수가 어렵지 않은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행스러운 건 인간은 무생물에 대해서도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자동차와 시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그렇다면 로봇이 애완동물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장애는 없는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몇 년을 함께 지내면 인간은 로봇이라도 애완동물 같은 애정을 갖고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어린이라면 더 그렇다. 물론 어른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소니 아이보처럼 수리 지원이 끝나면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이 있는 것도 로봇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는 걸 보여주는 예다.

물론 어른은 이런 로봇 애완동물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실제 애완동물보다는 다소 편견이 있다는 내용도 발표된 바 있다. 실제 애완동물과 로봇을 비교하면 사람들이 느끼는 책임감도 다르다. 다마고치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종종 방치되다가 짧은 일생(?)을 보내기도 한다.

다만 다마고치의 경우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 애완동물이다. 진정한 애정이나 유대감을 가지려면 보고 만질 수 있어야 관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가정 중 37%는 개, 30%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물론 이들 애완동물을 모두 기르는 가정도 있는 만큼 얼추 전체 가정 중 절반은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계속 늘고 있다. 유럽에서도 애완동물 인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논문은 오는 2050년 인구 95억 중 절반이 애완동물을 그리고 있는 걸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물론 이런 의견에 반하는 예도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대도시의 경우 브라질 전체 인구 중 85%가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브라질에는 강아지가 상당히 많아 2,0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와 고양이가 과거가 되고 미래에 과연 로봇 애완동물이 이를 대체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논문 속 내용이 가까운 장래에 이뤄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공간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값비싼 대가가 될 수 있는 건 분명하다. 인구 증가와 도심 집중화 현상이 로봇 애완동물을 키우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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