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던 중 여러 번 해안가에서 수백km나 떨어진 바다에서 비글호로 비행 거미가 떨어지는 걸 목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보통 지상에 사는 거미가 어떻게 이런 바다 위를 항해 중인 배로 왔을까.

BMC진화생물학(BMC Evolutionary Bi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런 거미가 어떻게 장거리를 이동해 새로운 땅으로 진출했는지 말하고 있다. 거미가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실을 이용해 하늘을 난다는 사실을 이미 알려져 있다. 거미는 기상 조건이 좋은 날이면 공중에서 무려 하루 30km 정도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언제나 성공하는 건 아니어서 상당한 위험이 있는 이동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연구에 따르면 거미는 물 위도 갈 수 있다는 것.





연구팀은 거미가 수면 위에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거미 21종 325마리를 모았다. 거미를 물이 있는 트레이에 넣고 공기 펌프로 돌풍처럼 바람이 불게 하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것이다.

거미의 다리는 물을 튕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모든 거미가 물 위에 설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325마리 중 무려 201마리가 수상 항해에 성공했다고 한다.

거미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자세를 바꿔 바람의 방향을 이용해 수면 이동을 제어할 수 있었던 것. 멈추려면 실을 수면에 떨어뜨린다. 다리를 높게 들어 바람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추진력으로 물을 이동하며 거미줄을 수면에 걸쳐 브레이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은 통제할 수 없는 공중 비행 후 자칫 수면에 떨어질 위험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거미줄은 수면에 떠있는 물건을 이어줘서 거미가 무사하게 육지까지 도착하는 생명줄이 된다. 거미가 이렇게 하늘 뿐 아니라 수면 이동까지 능숙하다는 점을 보면 이들 2가지 행동은 모두 평행 진화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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