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선 사유지 상공은 고도 350피트 이상 드론 비행을 의무화한다는 법안이 캘리포니아주 의회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글과 아마존, 고프로 같은 드론 개발에 적극적인 기술 기업은 모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로비를 계속해왔다 결국 이들 IT 기업의 반대 의견이 인정되면서 규제 법안은 폐지되기로 결정됐다.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선 드론 비행을 제한하는 3개 법안이 통과됐다. 가결된 건 감옥이나 구치소 부지에서는 직원 외에 다른 사람은 드론을 허가 없이 비행하는 걸 금지한다는 것, K-12 공립학교 구내로 개교 시간에 드론을 일정 고도 이하로 비행하거나 과외 활동 중 현장 사진을 드론으로 촬영하는 걸 금지한다는 것, 사유지 상공에서 드론은 고도 350피트 이상으로 비행하는 걸 의무화한다는 3가지가 그것이다.

교도소나 구치소 부지에서 직원 외에 드론을 허가 없이 날리지 말하는 법안은 미국에서 마약이나 담배 같은 걸 감옥에 반입하려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 3가지 가운데 문제가 된 건 상원 법안 142호 사유지 상공에서 드론은 고도 350피트 이상 비행을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 드론 관련 규정을 정하는 미 연방항공청 FAA는 드론의 비행 고도를 400피트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142호가 정식 주법으로 시행되면 캘리포니아에선 350∼400피트라는 제한된 고도에서만 드론을 날릴 수밖에 없게 된다.

상원에서 통과된 3개 법안은 모두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제리 브라운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구글이나 아마존 등은 물론 무인 차량 업체인 AUVSI(Association for Unmanned Vehicle Systems International)는 규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사이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결국 브라운 주지사는 142호 법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드론 기술이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장점에 대해서도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안 자체가 선의로 나왔더라도 드론 애호가나 FAA가 공인한 상용 고객 모두 성가신 소송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42호 법안에 반대했던 미국 산업 단체인 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측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드론 사용은 비즈니스 변화를 이끌 것이라면서 드론을 이용하면 수색이나 구조, 재난 구호, 작물 생산 등 인프라 정비를 위한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선 올해 46개, 다른 국가에선 156건에 달하는 드론 관련 법안이 심의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IT칼럼니스트  hymag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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