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배포될 예정인 에이즈(AIDS) 백신인 이뮤니티(Immunity)가 임상 실험 단계에 들어섰다.

이 프로젝트는 스탠퍼드와 하버드, MIT, 샌프란시스코 벤처기업협회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것. 이뮤니티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이용해 AIDS 백신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오는 2016년 배포를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에이즈는 백신 개발이 어려운 불치병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다. 이뮤니티는 이런 AIDS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팅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이용해 HIV 백신을 개발한다.

연구팀은 300명당 1명꼴로 HIV 항체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내고 이뮤니티 개발을 시작했다. 연구를 통해 이들은 AIDS가 발병하지 않게 HIV를 휴면 상태로 머문다는 점을 발견했다. 프로젝트 대표를 맡고 있는 스탠퍼드대 리드 룹사맨(Reid Rubsamen) 박사는 이들 면역체계를 조사해 어떤 방식으로 HIV를 휴면 상태에 두는지 분석하고 이를 모방해 HIV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리드 룹사맨 박사가 이를 위해 이용한 건 스팸 필터링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다. HIV 유전자 데이터와 면역 체계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하기 위한 것. 여기에는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전문가 등도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한 이뮤니티 백신 시제품은 이미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선 HIV를 휴면 상태로 만드는 데 성공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뮤니티 프로젝트는 FDA 승인을 받아 올해 12월 임상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완성까지는 추가 연구와 임상실험,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48만 2,000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뮤니티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아프리카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3,500만 명이 넘는 HIV 감염자가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무려 70%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살고 있다. 이곳에선 매일 6,300명이 HIV에 새로 감염되고 한쪽에선 매일 4,0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이뮤니티는 냉동 보존이 필요 없어 아프리카로 운송하기 쉽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백신도 아니다. 더구나 전 세계 HIV 감염자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이뮤니티 프로젝트의 크라우드 펀딩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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