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포함한 출자구조 재편에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은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와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 이슈 해소를 위해 출자구조 재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그룹의 재원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그룹사의 사업 역량과 독립성, 자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대주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 강화, 투명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 체계 도입에 대한 의지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출자구조 재편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 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 등 크게 3가지로 진행된다.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먼저 현대모비스가 투자·해외AS·해외모듈·핵심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존속법인과 국내AS·국내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으로 분할되고, 신설법인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된다.

이와 관련 현대모비스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같은 날 현대글로비스도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

양사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의 신주 0.61주를 배정 받게 된다. 현대모비스 주식의 경우 분할비율만큼 주식 수가 줄어들지만 지분율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참고로 현대모비스의 분할 비율은 순자산 가치 비율로 계산됐으며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 부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전문 회계법인이 자본시장법에 준거해 각각 본질가치와 기준주가를 반영해 산정됐다.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리딩 기업으로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 지분 형태로 보유 중인 해외법인 등을 활용해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와 인수, 글로벌 완성차 대상 사업 확대와 조인트벤처 투자 등을 더욱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신설법인 합병을 통해 기존에 분산 운영되던 물류·운송 네트워크를 통합,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또 튜닝, AS부품, 중고차, 탁송 등 후방 사업을 일원화해 고객 통합 지원 사업을 다각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양사는 오는 5월 29일로 예정된 각사별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주주-그룹사간 지분 매입·매각 통한 순환출자 해소

현대차그룹은 양사 분할합병에 의한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이 개편안의 핵심이다.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각사 주총을 통과한 뒤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오는 7월말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에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이사회를 열고 각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3사의 현대모비스 지분 보유율은 각각 16.9%, 0.7%, 5.7%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도 기아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거래가 완료되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사이에 연결된 현대차그룹의 기존 순환출자 고리 4개가 모두 해소된다. 지배구조도 대주주, 현대모비스, 완성차, 개별 사업군 등으로 단순화 된다.

대주주가 책임경영하는 현대모비스가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래 자동차 서비스·물류·AS부품 부문, 파워트레인 부문, 소재 부문, 금융 부문 등 개별 사업군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주주가 그룹의 분원적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자구조 재편 과정에서 적법한 비용을 부담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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