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최저임금인상 논란이 심화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또 다시 가맹점수수료 인하압력을 받자 “더 이상 내릴 수수료도 없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심해지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불복 움직임까지 보이는 가운데 정부 여당의 대증적인 임시방편이 논란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수령하는 근로자들의 대표적인 근무처인 편의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최저임금을 수령하는 근로자를 고용하는 편의점주 역시 사정이 녹록치 않아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줄이며 점주 본인이 직접 근무하는 등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여당은 다시 가맹본부와 편의점 점주 관계를 갑을 관계로 설정하면서 최저임금인상 부작용 비판을 피해가고 있다.

여기에 김상조 위원장은 편의점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정부 여당의 ‘갑을 프레임’을 따르는 언론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정부는 임대료 인하 및 카드수수료 인하를 검토한 바 있고 편의점 가맹 수수료 인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편의점주 모임은 CU 및 지에스(GS)리테일(GS25)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등 편의점 가맹 본부에 수수료 인하를 지난 주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 여당의 편의점 수수료의 문제 인식은 “월 매출이 5억원에 이르더라도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월 소득은 250만원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는 항변에서 보듯이 가맹본부의 수수료가 과도하여 편의점주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는 “가맹본부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 가져가는 이익이 거의 없다”며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 들어 편의점들의 본사 영업 이익률이 0%~1%대로 떨어졌다”면서 “더 이상 내릴 수수료도 없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CU는 지난해 글로벌 호경기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늘어 4.2%, GS25는 3.3%, 세븐일레븐은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 평균은 2.9%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실업이 급증하고 분배상황이 악화되면서 서민들의 소비가 감소하자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률도 급격히 하락했다.  

세븐일레븐은 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3사 평균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또 최근 편의점 업계에 진출한 이마트24는 지난해 5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400~500억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편의점 업계의 현실에서 가맹 수수료 인하는 무리라는 것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정부의 즉흥적인 정책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정부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편의점 수는 올 3월 기준 4만개를 돌파했다. 우리보다 인구가 2.5배 많은 일본의 경우 편의점 수는 약 5만 6,000개로 편의점 수가 포화에 이른데다 최저임금이 급증해 문제가 심각해졌다. 

편의점 본부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사업을 영위할 수는 없기에 편의점 본부와 가맹점주를 갑을관계로 설정하는 시도는 타당하지 않다. 

시장의 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면 할수록 문제는 악화된다. 애초에 저소득 근로자의 생존은 복지 확대와 사회적안전망의 강화로 해결해야 할 것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결하려 한 것에서부터 잘못이 시작됐다. 

저소득 사업장 의 문제, 즉 편의점주들의 소득이나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이 적다는 문제의 본질은 사실 그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에 있다. 

일정 소득 이하의 일을 없애면 그만큼 그 사회의 전체 생산은 감소하며 활력도 떨어진다. 그만두고 찾아 갈 수 있는 다른 일이 줄어들면서 경제 전체적으로 악순환이 발생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찾아갈 수 있는 다른 일들을 계속 줄이게 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편의점주가 최소 얼마 이상의 소득을 가져가도록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편의점 시장의 정보를 제공하며, 얼마의 소득이라도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그렇게 일하도록 놔두고 그렇게는 일 못하겠다는 사람은 다른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사회적안전망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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