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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 실형을 이재용 부회장과 연결 짓지 말라

[테크홀릭]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사건의 지류, 증거인멸사건 1심에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사건 관련 증거를 없애거나 감춘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재경팀 이 모 부사장에게 징역 2년, 사업지원TF 소속 박 모· 김 모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를 앞두고 부하직원들에게 증거인멸과 은닉을 지시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보석 신청도 기각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또 실무책임인 백 모 삼성전자 재경팀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 모상무, 양 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 이 모 삼성에피스 부장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안 모 삼성바이오 대리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에 처했다. 네 사람은 모두 8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받았다.

이 또한 전례없이 많은 임직원들에게 내린 재판부의 중형이다. 그만큼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인 의미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분명히 가혹한 일이다. 개별 기업의 중요한 보직자 중 세 명을 한꺼번에 실형을 내리고 중견 간부들을 집단으로 전과자로 만든 것은 해당 기업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는 일이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검찰의 지속적이고 무분별한 압수 수색을 에둘러 비판했다.

"피고인들은 삼성그룹이 2016년 11월 8일부터 2018년 4월 26일까지 15회, 월 평균 1회꼴로 압수수색 당하고 2018년 7월 10일부터 2019년 9월 23일까지 21회 압수수색 당하는 등 공공연하고 반복적인 압수수색에 대비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자료를 삭제하는 차원에서 삭제·은닉했다고 주장하는데, 경청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재계에서 이토록 집요하게 한 사건을 대상으로 오래도록 압수수색을 계속한 전례는 없다. 그만큼 검찰이 이 이 사건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특정한 다른 사건을 검찰이 이렇게 수사했다면 벌써 결과물이 나오고도 남았을 일이다. 실제적인 사건의 본류인 삼성바이오 회계 부정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안 됐다. 비본류를 본류처럼 붙들고 있는 셈이다. 거꾸로 피고 입장에 보자면 “그렇게 털어도 안 나오는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만하다.

결국 검찰은 이 사건을 이재용 삼성부회장 경영승계와 이어갈 속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이 부분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면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 세 명의 실형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이어지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재판부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는 구분짓고 있다.

재판부의 이날 선고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는 뼈아픈 실형 선고로 다가왔지만 이날 선고 과정에서 재판부 직권으로 공소장 일부 문구를 삭제한 것은 유의미하다는 것이 재계 원로들의 분석이다.

이 사건의 발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있다는 부분이 지워진 것이다.

이번 판결은 증거인멸 및 은닉(교사 포함) 사건이다. 이것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없애거나 감추는 범죄로 검찰은 공소를 제기하며 이 부사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증거를 인멸·은닉하려 했던 타인의 형사사건을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사건으로, 그 사건의 배경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 등으로 명시했다.

즉 모든 사건의 배경과 배후를 이재용 부회장으로 먼저 판단하고 수사과정을 이에 맞춰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측과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자체가 경리처리 작업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일부 시민단체와 진보언론들이 주장해 제기된 것이고 확정된 사건도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정권이 적법으로 해석한 것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석을 달리 하면 기업 경영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반발이었다. 그래서 변호인단은 이 산건의 본질이 경영권 승계작업도 아니고 증거인멸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9일 재판부는 이 부분을 사실상 인정해 줬다.

부장판사는 경영권 승계작업의 하나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무리하게 추진됐고, 그 결과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은 "적어도 증거인멸죄 구성요건인 타인의 형사사건이라고 할 수 없는 기재"라고 지적했다.

이 지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꼭 유불리한 것은 아니다. 경영진의 실형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증거인멸 사건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과만 연관 있음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직접 연관이 없음을 재판부가 손들어 준 것이다. 변호인단은 이 부분을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것은 재판부가 해당 사건이 이재용 경영권 승계작업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으로 다시 그룹차원의 증거인멸·은닉으로 이어져 온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

재계는 이번 판단을 보면서 결국 검찰이 무리하게 결론을 내려놓고 접근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더 이상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범법으로 몰고 가는 무리한 수사는 당장 중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원로 경영자는 기업을 보호하고 국부를 지키는 선 안에서 검찰 수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우리 수사당국이 무리한 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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