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협의 카드를 내넣으면서 정몽규 HDC현산 회장의 최후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이 인수가격 조정 가능성의 길을 열었지만 코로나19로 항공산업 불확실성이 여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자칫 HDC현산 그룹 전체의 문제로 확산할 수 있으며 2500억원 계약금 향방 등 정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의 회동 이후 산은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HDC현산 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의 유상증자 등 2조5000억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HDC현산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산업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아무리 국적기라고 해도 인수 가격 재협상 등을 위해 재실사를 요구했다.

전날 회동에서 산은 측은 HDC현산에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대금을 합한 인수대금을 1조5000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인수대금 2조5000억여원보다 1조원이 줄었다. 인수가격 조정과 함께 산은은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M&A의 '인수조건 재협의'를 제안한 만큼 이제 HDC현산의 결단만 남았다. HDC현산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수조건 재협의를 통해 인수가를 1조원 낮춘다고 해도 향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점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장기화하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가 HDC현산 그룹 전반의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회동 직후 HDC현산의 주가가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HDC현산이 산은의 제안을 거부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면 2500억원의 계약금이 문제다. 인수조건 재협의 제안에도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하면 그 책임은 HDC현산에 돌아가 계약금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이번 회동에서 제안한 내용은 책임 전가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국적기 인수는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는 의견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모빌리티 그룹 전환도 (항공산업이) 잘나갈 때나 가능한 일"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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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산 회장(사진=HDC현산)

전수일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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