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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동자들 파업 사태, 언제까지 법치 밖에서 해결할 것인가

[테크홀릭] 협력업체 노사는 오늘 낮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만간 타결은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노사 양쪽 모두 심지어 새 정부의 리더십까지 함께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이 상당히 타결에 근접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타결되어도 해결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22일 오후 두시 현재 협력업체와 노사는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손해배상소송과 고용 승계 등의 쟁점에 대해 상당 부분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쟁점이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문제나 노동자 고용 승계 문제와 관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양보하는 측은 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매각과정을 둘러싼 긍부정 평가들

문제의 발단은 부실해진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권과 진보단체들은 이 책임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있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도 지난 14일 이런 논평을 낸 바 있다.

사실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승인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 터인데 이를 불허한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첫째 책임은 물론 정부다. 전임 정부가 추진해온 조선업 ‘빅딜’ 정책이 과연 옳은 방향이었는가와 구조조정 방향성에 대한 질책도 있을 수 있다.

사실 정부보다는 산업은행 책임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쪽은 지난 14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불발은 필연”이라며 “누가 봐도 독점이 명백한 상황을 아니라고 우기며 유럽연합이 요구한 대책조차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감독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산업은행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독과점에 대한 외국 정부의 우려를 피할 대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다.

유럽연합이 양사 결합을 반대한 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시장을 한 통합 기업이 독과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것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발표 당시부터 제기된 것으로 발주자 즉 갑의 처지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은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액화천연가스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 나라가 유럽에 모여 있고 발주자도 같은 곳이다.

잘 되었으면 박수치고 좋아할 일이지만 안 되었으니 결과론적 비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냥 두면 파산할 텐데 뭐라도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했는데 안 된 것을 두고 지나치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노조 파업의 피해를 두고 볼 것인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하청노조의 옥포조선소 1번 도크 불법점거가 31일째 이어지면서 생산차질과 선박인도지연에 따른 손실이 지난해 매출액(4조5000억원)의 20%인 800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으로, 파업이 지속되면 매출과 고정비 지출, 지체보상금 등으로 손실액이 7월 말에는 8000억원, 8월 말에는 1조3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함께 조업차질로 발생하는 자금난에 대해서는 채권단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조선 입장에선 파업으로 인한 손실금까지 겹치면 원리금을 갚기도 어려울까 봐 걱정하고 있다.

노조에 대한 압박 발언이지만 그만큼 대우조선해양 문제는 세금 잡아먹는 하마로 불리워 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파업으로 한국 조선업이 수십년 쌓아 온 정확한 납기 준수 원칙이 허물어지게생겼고 이는 고객들과 쌓아온 신뢰성에 금이 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와 사무직 직원들은 조선소 안에서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하청지회가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1독(dock·선박건조대)은 대우조선의 심장”이라며 “대우조선 2만 구성원의 심장에 비수를 꽂고 있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날렸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및 회사임직원은 “대우조선 망치는 금속노조 물러나라. 불법 파업 공권력으로 정리하라.”면서 파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0.9%를 보호하자고 91%를 방치하는 나라

대우조선해양의 사내 협력사의 경우 1만1000명, 사외 협력사는 약 8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거통고 지회 가입자 수준은 불과 375명으로 전체의 0.9%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전국금속노조가 개입해 전국적인 사태로 키워놓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업계의 통상적인 기준을 넘어선 요구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거통고 지회가 요구하는 '임금 30% 인상'과 '상여금 300% 인상'은 터무니없는 숫자라는 것이다.

한편 협력업체들도 비상이 걸려 파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협력사 대표 15명은 지난 6월21일 경남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노조에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협력사별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일부 조합원이 거제 옥포조선소 중요 생산시설과 장비를 점거했다”며 “노조가 정상적인 생산을 방해하는 등 피해가 확인됐다. 도장 협력업체 1곳이 폐업하고 다른 업체도 폐업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협력업체 사장 한 명은 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정부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회사측에서도 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내 각 협력사를 대상으로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지급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코 받이들일 수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50여 일을 노조측이 조선소 핵심 생산시설인 도크를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하고 있는 것을 법적으로 정리해 주지 못하는 정부의 무대책이 정말 실망스럽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측은 호소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불황으로 매출은 최대 3분의 1 감소했고,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약 2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면서 "다행히 조선업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회복 단계 앞에 있는데,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기회가 불법 파업으로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측에서는 계속된 파업으로 노동자들이 지쳐가자 전국금속노조 등이 나서서 월급날 통장 채워주기 운동이 벌어졌는데 이미 상당액이 모였고 15일자로 2억 79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노조측에선 금속노조가 받쳐주고 있고 야권이 지원하고 있어 크게 아쉬울 것도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이 가능할까?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 가능성은 부정적이라는 입장이 대다수이다.

정부의 추가 지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의 홀로서기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당장 무너지지 않겠으나 허약한 기초로 오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조선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3자 매각은 쉬울까? 그것도 여의치 않다.

결국 정부 사측 노조측이 머리를 맞대고 양보하되, 불법 파업은 제발 그만 두어야 하고 불법 파업을 진행한 노조에 확실한 페널티를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협되면 슬쩍 넘어가 주고 고소를 취하하며 배상도 중지하는 식이 되풀이되면 고질적 노조 불법 파업은 절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원로들의 지적에 귀기울여야 한다.

협상의 주최와 정부가 귀담아 들여야 할 지적이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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