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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궤도 막 정착한 우리금융, 관치로 또 다시 흔들 것인가?

[테크홀릭] 한동안 잠잠하던 관치금융 이야기가 금융권에서 다시 나돌고 있다.

관치금융이란 정부가 재량적 정치적 정무적 개입을 통해서 민간 금융기관에 참여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인사와 자금 배분에 직접 개입하는 금융 형태를 말한다. 관치금융이 불법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법(法)제도나 시장 원리에 의해 투명하게 금융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행정기관이 직간접으로 개입함으로써 시장 투명성을 흐리게 하고 금융활동을 불투명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에서 후진적 금융행태라고 말할 수 있다.

구설이 오르내리는 곳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우리금융이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 최종 결정이 연말을 넘길 것으로 우려된다.

외압이 없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날 열린 우리금융 이사회에서는 손 회장의 거취나 연임 여부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는 손 회장도 자신의 거취나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제재와 관련해 내년 1월 예정된 이사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사회 후에도 손 회장이 자신의 거취나 연임 의사에 대해 이사회에 밝힌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1월 10일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던진 사퇴 압박이 내재된 탓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정관에는 정기주총 소집결의 공시 30일전 임추위 개시(일정상 내년 2월초 개시)를 정해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위 라임 펀드 중징계에 대한 불복 행정 소송 마감 시한도 2월초까지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것이 없다. 우리금융지주가 이사회를 통해 냉정하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다. 가만 두면 될 일을 관치금융이라는 따가운 비판까지 들으면서도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그만큼 내정해 두고 싶은 인물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12월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박홍배 위원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이복현 금감원장의 사퇴압박은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11월 10일에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더니 어제(21일)에는 ‘손 회장에 대한 징계는 만장일치였다’며 그 수위를 높였다. 민간 금융회사에 인사에 대한 이 같은 ‘관’의 개입이 관치가 아니면 무엇이라는 말인가?”라고 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전환’이다. 이는 관치와 정확하게 대치되는 말이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정권이 금융사의 자율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관치금융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정부의 금융정책 대부분, 예컨대 수신금리 경쟁 자제, 은행채 발행 자제,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금융사 CEO 인사 개입 등은 모두 정부 주도”라고 꼬집으며 관치금융을 본격화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런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젼혀 다른 시각으로 관치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관치가 무조건 바쁜 건 아니다. 정부가 개입했다고 다 관치는 아니다“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지배구조 안정이 선결과제, 나머지는 자율에 맡겨야

한편 금융권에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안정이 최우선 시각이 우세하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지속 경영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강화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재무구조와 사업 방향성은 책임있는 경영자에게서 나온다. 그러므로 관치금융으로 날아온 낙하산 CEO는 절대 소신 경영을 할 수가 없다.

임기만 채우면 물러날 것이 뻔한 낙하산 CEO가 10년 20년 중장기를 내다볼 사업을 준비할 수도 없고 휘하의 임직원들도 충성을 다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갈림길에 서 있는 손태승 회장은 2018년 은행장으로 임기를 수행중에 2019년 지주사 출범으로 회장직을 겸직했다. 그리고 2020년 3월 주총을 통해 단독 회장 직무 3년을 부여받은 공식 경영자이다.

이 때문에 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회장 수행 기간 길지 않았기에 함부로 평가하기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과점주주사로 구성된 선진국형 지배구조 표본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투명한 의사결정 등 지배구조 체계도 대단히 정상적이고 모델 케이스적이다.

그래서 금융권은 23년여 만에 비로소 완전 민영화의 길로 들어선 우리금융을 지금 흔드는 것은 백해무익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장 주식회사의 제1목표는 주주가치제고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관치금융의 시도를 크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주 김 모씨는 “주주가치의 제고는 지배구조는 물론, 경영의 안정성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라면서 “이제 완전민영화 이후 1년된 시점에 관치금융에 따른 CEO 세대교체의 압박에 굴복하여 외부 낙하산 등으로 CEO가 교체되면 주식회사, 특히 금융회사의 경영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금융의 경쟁력을 높이기는 커녕 관치가 부활한 듯 보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 CEO 인사에 보은 인사성 관료들이 줄줄이 내려오는 사태에 우리금융 등 금융권이 등 떠밀리듯 밀려서는 안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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