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6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전면 철회를 건의하는 경영계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번 개정에 따라 '경영개입'의 인정범위가 줄어들면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기제가 훼손된다면서 시행령 개정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경영개입에서 제외되는 주주권은 ▲회사나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상법상 주주권(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해임청구권, 신주발행 유지청구권) ▲배당 관련 주주제안 ▲국민연금이 행사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정관변경 등이다.

경총은 "직·간접적으로 기업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류하는 자체가 논리적·개념적·실체적 모순"이라며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해임청구권, 신주발행 유지청구권은 그 자체로 회사의 경영권과 자본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안 통과 시 공적 연기금이 그동안 '상세보고 의무'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던 민간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정관 변경 요구를 할 수 있게 돼, 국민연금의 자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반한 기업지배구조 개편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금융위 소관 자본시장법령에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에 따른 정관 변경을 원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자본시장 발전과 질서를 확립해 나가야 할 금융위가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타 기관에 '백지위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6일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일명 '5%룰'을 완화하면서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더 쉽게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기업의 정관 변경까지 요구할 수 있다.

경총은 "경영권 개입 확대 혜택이 모든 기관투자자라고 하나 현실적으로 주요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대량 보유한 투자자는 국민연금과 외국계 투기펀드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주된 목적은 국민연금의 민간기업 개입을 더 쉽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하면 국민연금이 투자회사 임원에 대한 해임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신주발행 유지청구,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정관변경 요구 등 적극적인 경영 개입이 쉬워지므로 결국 기업의 방어권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총의 판단이다.

경총은 "따라서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업의 경영개입, 통제를 도모할 것이 아니라 국민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오히려 대량보유 주주에 대한 보고 요건을 현행 5%에서 3%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영권 영향' 목적을 보다 폭넓게 인정하고, 경영개입 요건도 강화하도록 상세보고의무 대상 투자자 요건을 현행 5% 지분에서 3%로 하향 조정토록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경총 #5%룰 #국민연금 #자본시장법

이승훈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